조류독감과 살처분('공존과 지속가능'에 대한 고민)

2021. 2. 16. 16:04신문읽기/사회

728x90
반응형

산안마을의 '살처분 행정명령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티비를 돌리다가 뉴스에서 산안마을이 ‘살처분 행정명령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최근 조류독감(AI) 확산방지를 위해 조류독감이 발생한 농가 반경 3km 내에 있는 농가의 가금 농장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부는 구제역, 조류독감 등이 있을 때마다 살처분을 통해 확산을 방지하려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의 여러 사례들을 보아도 이런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산안마을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은 이런 처리방식에 대항하는 행위이다. 

 

당연히, 이 농장뿐만 아니라 어느 농장이든 이런 방식의 예방적 살처분 방식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유독 이 농가만 이렇게 국가를 상대로 소송까지 걸어가며 저항하고 있는 걸까?

 


산안마을(출처: ildaro.com)

동물복지와 조류독감

 

“친환경 농법으로 사육해 1984년부터 36년간 한번도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것이 산안마을의 주장이다. 

 

산안마을은 여타 일반 농장들과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동물복지, 친환경 농법 등의 사육방식이 산안마을이 내세우는 강점이다. 

 

현대의 많은 산란계 농장에서는 닭들에게 밥을 먹고 배변활동을 하고 알을 낳을 수 있는 정도의 공간만 제공한다. 

 

일명 케이지 사육, 밀집 사육이라고 한다. 

 

그렇게 사는 닭들이 건강할 리 없다. 면역력도 약할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농가들이 경제적 이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런 생산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산안마을은 이런 사육방식을 거부한다. 

 

닭들을 밀집시키지 않고 좁은 케이지에 가두지도 않고 산란계들을 키운다. 

 

활동량이 많은 이 닭들은 면역력이 강하다고 한다. 실제로 친환경 농가의 조류독감 감염 비율은 일반 농가 감염비율에 비해 현저히 낮다. 

 

뿐만 아니라, 이 농장은 타농장들에 비해 철저하게 방역조치를 취한다. 

 

덕분에 이번에도 조류독감에 걸린 닭이 없다. 잠복기도 지난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무차별적인 예방적 살처분이 이들에게는 더욱 억울하고 불합리하게 느껴질 것이다. 

 


동물과의 공존

이 사건은 단순한 국가와 농가의 이해관계로부터 바라보기에는 보다 더 유의미한 사건이라 생각된다.

 

동물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사례로서 사람들에게 각인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구제역과 조류독감, 그리고 살처분은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우리 사회에 나타난다. 

 

그럴 때마다 농가는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되고 소비자는 물가 상승에 의해 곤욕을 치른다. 

 

이런 현실은 공존이라 보기 어렵다. 

 

인간의 일방적 지배다. 그리고 이따금씩 인간은 불합리한 지배방식으로 인해 반격을 당한다. 

 

반격이지만 동물들이 인간에게 가하는 반격이라 보기도 어렵다. 결과는 동물과 인간의 막대한 손해로 이어진다. 공멸이다. 

 

동물복지와 친환경은 일부 신념을 가진 사람들만 주장하는 가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동물복지는 인간과 동물 또는 자연의 공존을 추구한다.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은 결코 일부 신념을 가진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합당한 방식의 공존은 지속가능한 삶을 가능하게 한다. 

 

 

친환경 농법이 가금 농가에 일반화되어 있어 조류들 사이의 집단면역체계가 형성되어 있었다면, 우리는 지금처럼 동물 대학살로 인한 죄책감을 겪지 않아도 된다. 살처분하면서 생산과 소득에 피해를 입지도 않는다. 소비자는 불안정한 물가 때문에 시름하지 않아도 된다. 

 

건강한 닭은 건강한 달걀을 선물해줄 것이며 인간 또한 건강을 지속시킬 수 있을 것이다. 

 

산안마을 사건을 통해 면역에 좋으니 동물복지농장을 확산하자고 주장하려는 뜻이 아니다. 

 

우리가 지배대상으로서 여겨온 자연과 동물에 대한 인식을 바꾸자는 것이다. 

 

산안마을은 결국 강제적 살처분 집행유예 판정을 받았다.

산안마을의 사례가 지속과 안정을 위한 길을 제시해주는 듯 보인다.

 

http://www.hani.co.kr/arti/area/capital/982706.html#csidx4385d6abf1699da84d7be305335c70e 

 

“AI 발생 3㎞안 무조건 살처분”에 반기든 친환경 농가들

남양주 고센농장, 화성 산안농장살처분 명령 거부…소송·심판 제기“30년간 토종닭 사육…방역 철저한번도 감염된 적 없는데”경기도도 “500m로 완화해달라”농식품부에 건의문…아직 답 없

www.hani.co.kr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