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_교육] 코로나와 학교교육

2021. 1. 19. 14:33신문읽기/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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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어린이-학생-교육
교육(Pixabay)

"우리는 격차를 ‘상대적인’ 문제로만 보아왔다. 격차라는 말을 쓰는 것 자체가 그런 인식을 드러낸다. 우리는 격차를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 사이의 차이’로 보아왔고, 코로나19 사태를 맞아서도 그 차이가 더 벌어질 터여서 문제라고 규정한다. 상대적 차이에만 관심이 쏠린다. 경쟁의 맥락으로만 교육을 보는 우리에게 이런 인식은 퍽 자연스럽다. 그러나 격차를 상대적으로만 보아선 학교 교육 문제의 정곡을 놓친다. ‘절대적으로’까지 문제 삼아야 한다. 상대적인 차이를 줄이는 게 우선 과제이긴 하지만,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데만 그치면, 문제를 다루다 마는 꼴이 된다."

 

코로나 시대에 교육을 바라보는 강태중 중앙대 교수의 말이다. 코로나19가 사회의 여러 민낯들을 드러내주었는데, 지금까지 우리는 불평등과 사회적 격차라는 '상대적인' 문제들에 주목해왔다. 강태중 교수는 교육분야에서 드러난 상대적 문제뿐 아니라 절대적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한다. 그는 '절대적'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교육격차는 모든 학생이 걸려 있는 문제이다. 불우한 학생이 처지는 현실은 그들이 경쟁에서 밀려나기 때문에만 안타까운 게 아니다. 문제는 더 근본적인 데 있다. 교육이 미흡할 때 결국 인간다운 삶의 기회를 잃게 되는 데 있다. 그 기회는 불우한 학생들보다 높은 점수를 얻는다고 해서 보장되지도 않는다. 그런 기회가 높은 점수로 보장되려면 학교 교육 자체가 바로 서 있어야 한다. 잘못 들어선 길을 앞서 달리는 게 의미가 없듯, 학교 교육 자체가 문제일 때 상대적 우위는 삶에 무의미하다. 교육격차를 해결하려면 당연히 격차를 줄여야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교육 자체를 바로잡아야 한다. 불우하든 유복하든 모든 학생에게, 학교 교육 자체가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한 토대로서 충분해질 수 있어야 한다."

그가 생각하는 교육의 본질은 '인간다운 삶의 기회를 보장'하는 데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금의 교육이 정말 인간다운 삶의 기회를 보장하는 데 적절한가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19에 대처하기위해 교육부에서 내린 교육방침과 관련해 생겼던 문제들에 주목한다. 

 


"코로나19는 학교를 폐쇄시켰고, 정부는 ‘온라인 개학’으로 정상 회복을 시도했다. 경황없는 가운데서도 교육부는 온라인 사태에서 수업이 성립되는 조건을 하달하는 걸 놓치지 않았다. '원격수업 운영 기준안'으로 수업의 일반 요건을 규정했고, '원격수업 출결·평가·기록 가이드라인'으로 수업 운영 지침을 구체화했다. 학교 수업이 갖추어야 할 필수요건을 제시했던 셈이다. 이런 조치는 결과적으로 주효했다. 그 틀에 따라 학교 교육이 돌아갈 수 있었다. 물론, 응급조치가 충분할 수는 없었던 만큼 논란은 계속 분분했다. 어쨌거나 이런 일련의 조치와 논란에서 우리는 학교 교육에 대한 우리의 상식을 읽을 수 있다. 학교 교육 체제로 굳어져온 우리의 상식이 거기에 투영되었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조치와 이어진 논란의 대종은 ‘평가’(시험)와 ‘기록’에 대한 것이었다. 이를테면, ‘비대면’ 상황에서 시험은 어떻게 칠 거며, 그 경우 평가는 공정할지, 그리고 학교가 닫혀 학생부 기록이 빈약해지게 되는 건 입학전형에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며 유불리를 따졌다. 교육부는 사실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 대비했던 셈이다. ‘평가’와 ‘기록’을 특정해서 가이드라인을 내렸던 것은, 평가와 기록이 사실상 학교 교육의 모든 것이라고 여기는 우리의 통념에 충실한 것이었다. 교육부가 수업 양식이나 출결 관리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렸지만, 그것들은 학교 교육을 가늠하는 요체로 여겨지지 않았다."

 

코로나19에 대한 대책으로 비대면 교육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된 것은 '평가'와 '기록'이었다.

'인간다운 삶의 보장'이 본질이 되어야 하는 교육현장에서

사실은 '평가'와 '기록'을 교육의 본질로 여기고 있었던 것은 아닐지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79347.html?_fr=mt0#csidx0cb5014e1cc0edeb55ef1c372808f1b 

 

경쟁에 감염된 학교 이야기, 코로나 이후 새롭게 써야

새해 연속기고ㅣ 2021, 11개의 질문⑩ 학교 교육의 미래강태중(중앙대 교육학과 교수)

ww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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