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19. 19:50ㆍ일상
이번 포스팅에서는 홍제천의 도심 속 예술공간, 홍제유연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홍제유연은 홍제천을 예술공간으로 꾸민 공간입니다. 하천을 따라서 걷기도 좋고 분위기도 오묘한 곳입니다. 청계천이 지겹고 이색 산책 구간을 찾고싶으시다면 추천드릴만한 장소입니다.
홍제천은 본래 하천 위를 콘크리트로 뒤덮은 복개천이고 일반 시민에게는 개방되어있지 않았던 곳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예술가들과 함께 공간을 새롭게 꾸미면서 새로운 산책공간이자 예술공간으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복개천이다보니 공간이 상당히 어둡습니다. 어둡고 으슥한 느낌이 드는 공간인데요, 이곳을 걷다 보면 잠시 뒤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됩니다. 어느 지점에서부턴가 빛이 다가오는걸 볼 수 있거든요.
홍제유연 입구에서부터 위 사진처럼 빛이 확산되는 걸 볼 수 있어요. 작품 이름은 '온기'라고 하네요. 계속 보면 이 빛의 색이 계속 바뀌는데요, 재밌는 건 이 빛의 색깔을 관광객이 직접 바꿔볼 수도 있습니다.
입구로부터 오른쪽에 나있는 길을 따라 걷다보면 이런 동판이 하나 나와요. 손모양이 그려져있는데, 온기라는 작품이 켜졌을 때 이 손 모양 위에 손을 올려 놓으면 '온기'의 색이 바뀌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사진찍고 산책하고 노느라 작품설명은 잘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 관객의 온기가 어두운 홍제유연에 전달된다는 점을 보여준 것 같네요 ㅎㅎ 근데 정말 홍제유연은 빛이 없으면 어두컴컴하고 칙칙한 곳입니다. 물냄새도 그렇게 달갑지는 않더라고요. 그런데 이 빛이 켜지는 순간 분위기가 정말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숨결이라는 작품입니다. 어둡고 외로운 길이 될 수 있는 곳에 이렇게 나뭇잎 그림자 같은 그림을 바닥에 띄워놨어요. 차가운 콘크리트에 생명의 그림자를 더하여 조금이라도 살아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작품이 있는 곳을 천천히 걸으면서 머리 위에 나무가 드리워져있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걷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네요. 정말 천장에 구멍이 뚫려 있고 빛을 통해 나뭇잎 그림자가 보이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면서 걸어보시면 이 공간이 더 다채롭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의 이름은 Umm.. 이라고 합니다. ㅋㅋ 재밌는 제목이네요. 잘 보시면 소리 음(音)자가 뒤집혀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글자가 물에 비치면서 제대로된 글자로 비춰지네요. 그리고 잘 보면 물 속에 비친 글자가 물의 흐름에 따라 흔들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音이라는 글자를 그냥 보면 '음'이지만 물결에 흔들리는 音을 보니 정말 'Umm..'으로 읽어야 할 것 같네요ㅋㅋ 물의 흐름에 글자가 비춰지게 함으로써 글자에 생명을 불어넣어 생동감있게 만든 시도인 것 같네요. 공간의 특징을 정말 창의적으로 활용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외에도 홀로그램 영상과 시민들의 글귀를 적어 놓은 작품 등이 있습니다. 처음에 들어가면 뭔가 허전하고 으쓱한 느낌이 들 수 있는데, 계속 작품들을 보다보면 이 어두운 공간도 따뜻한 공간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작품들이 온기, 숨결 처럼 생명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실제 이곳을 보면 살아 움직이는 생명들을 볼 수 있습니다. 오리도 있고 이름 모를 여러 마리의 새들이 물을 타고 돌아다니고 있어요. 어둠과 빛, 차가움과 따뜻함, 생명 등이 교차하면서 묘한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이색적인 산책 공간을 찾는 분이라면 강추할만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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